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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루팡의 경제학

by 로미로미 2025. 4. 25.

회사는 왜 조용히 참는가?

 

월급루팡의 경제학
월급루팡의 경제학

 

 

1.월급루팡은 진짜 손해일까? – 숫자로 들여다본 생산성


‘월급루팡’이라는 단어는 이제 MZ세대는 물론 회사 임원들까지 알고 있는 표현입니다.
근무시간에 개인적인 웹서핑, 몰래 쇼핑, 조용한 유튜브 감상, 심지어 부업까지
이런 행동을 두고 사람들은 회사가 손해 본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실제 손해 금액은?
한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2시간 이상을 본 업무와 관련 없는 활동에 쓰는 직장인 비율은 전체의 30%를 넘습니다
2시간을 월급으로 환산해보면 꽤 큰 금액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봉 4,000만 원 기준 하루 8시간 중 2시간을 '루팡'으로 쓴다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약 1,000만 원에 달하는 인건비가 잃는 돈처럼 보일 수 있죠

하지만 이 계산에는 중요한 가정이 빠져 있습니다
그건 바로 "모든 시간이 100% 생산적인 방식으로 쓰여야 한다"는 환상입니다

 

시간 = 생산성인가?
시간 단위로 성과를 측정하는 산업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디지털, 창의, 서비스 업종에서는 출근시간보다 결과물이 더 중요하게 평가되죠
즉 8시간 앉아 있는다고 해서 8시간 분량의 성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집중과 휴식이 섞인 근무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퍼포먼스를 만든다는 연구도 다수 존재합니다

회사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완벽한 감시보다는 적당한 느슨함과 성과 중심 문화를 선호하는 것이죠

 

2.기업이 월급루팡을 방치하는 이유 – 통제보다 신뢰


그렇다면 왜 기업은 월급루팡을 적극적으로 제재하지 않을까요?
이는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이유가 분명합니다

 

 감시 비용 vs. 성과 기대값
회사가 전 직원을 100% 감시하려면 어떤 시스템이 필요할까요?

PC 사용 로그 모니터링

CCTV 및 자리 이탈 추적

업무 관리 툴의 초정밀 운영

보고 체계의 강화와 관리자 인력 증대

이런 시스템은 돈이 듭니다.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죠
그리고 이렇게 감시를 강화할수록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창의성 저하는 피할 수 없습니다
결국 생산성은 다시 떨어지게 됩니다

회사는 이 비용 대비 효과를 잘 알고 있기에 ‘적당한 루팡’을 눈감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일은 하는 사람이 결국 더 한다”는 진리를 알고 있죠

 

 신뢰 기반 경영이 대세
최근의 경영 트렌드는 자율과 신뢰입니다
회사들은 구성원에게 재량권을 주고 자율적으로 책임감을 느끼며 일할 수 있게끔 조직을 설계합니다
특히 MZ세대의 경우 통제보다는 존중에서 동기부여가 생기는 경향이 강하죠

‘월급루팡’을 무작정 문제로 보는 대신
“왜 그들이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는가?”를 고민하는 쪽이
더 생산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입니다

 

3.루팡의 역설: 진짜 문제는 일을 안 하는’게 아니다


조용한 퇴사, 조용한 불만
조용히 인터넷 쇼핑을 하는 그 직원이 진짜 문제일까요?
아니면 일이 재미없고 성과가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더 큰 문제일까요?

‘월급루팡’은 종종 조직 문화의 경고등이기도 합니다
직원이 몰입하지 못하는 구조
성과와 상관없이 연차만 채우면 되는 인사평가
성과를 내도 보상받지 못하는 보상체계
이런 것들이 루팡을 만들어냅니다

 

몰입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모든 직원이 회사에 몰입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순 없습니다

업무 분장이 모호하다거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거나

일의 의미를 못 느끼는 환경이라면
그 누구라도 일하는 척만 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건 “일에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구조”입니다

 

직무 적합성

공정한 평가

자율성의 보장


이 세 가지가 갖춰질 때 회사는 루팡 없이도 돌아갈 수 있는 유기체가 됩니다

 

결국 성과를 내는 사람은 따로 있다
이건 직장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겁니다
루팡 타임에도 결국 성과를 내는 사람은 따로 있고
루팡을 하더라도 업무시간 안에 과업을 해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

회사는 이걸 알고 있고 그게 중요한 겁니다
즉 루팡을 무조건 문제시하기보다는 결과 중심의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회사의 입장에선 훨씬 이득입니다

 


‘월급루팡’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닙니다

조직문화

업무 구조

동기부여 시스템
이 모든 것들이 어긋날 때 사람들은 몰입 대신 탈출구를 찾습니다
그 탈출구가 인터넷 뉴스일 수도 몰래 켜놓은 드라마일 수도 있죠

회사는 바보가 아닙니다
그들도 압니다
“일을 안 하고 있는 누군가를 쫓아다니는 것보다
그런 행동이 생기지 않도록 조직을 바꾸는 게 더 싸게 먹힌다”는 걸요

‘월급루팡의 경제학’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조용히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쉬는 그 직원을
회사도 생각보다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